경포대는 참 특별한 곳이다. 물이 가둬져 호수와 바다를 동시에 내려다보는 것은 특별한 순간이다. 하지만 건축인 에게는 이러한 비경을 바라보기만 하는 곳보다, 건축 자체가 돋보이는 주인공이 되고 있는 곳이 있다.
리차드 마이어는 학창시절 우상 같은 존재였다. 뉴욕5의 대표 격인 리차드 마이어는 따사로운 햇살 속에 흠없이 새하얀 피부를 드러낸 여인을 빚어낸 조물주처럼 느껴졌다. 건축의 다양한 요소들이 공간 속에서 조우하며 만들어내는 비례와 형태는, 건축미학과 조형론의 교과서 같았다.
건축가가 나에게 그런 존재였기에 그를 우리나라로 불러들여 멋진 건물을 만들어내게 한 건축주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가지며 경건한 마음으로 씨마크 호텔에 들어섰다.
반영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공간은 바다와 하늘을 담기보다는, 테라스로 나가 건물을 반사해 담아내도록 하는 것이 더 어울렸다. 이곳의 주인공은 바다가 아니라 호텔 자체이기 때문이다.
호텔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기다란 테이블과 리본이 굽이치는 듯 한 조명이 있다. 전시장에 놓인 오브제 느낌이 들어 쉽게 자리에 앉기 어렵다. 이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라는 것인데, 앞서 언급했듯 나에게는 굳이 바다를 바라보아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독립해서 서있는 듯 한 나선계단 또한 공간 속에 파장을 더한다.
엘리베이터 홀에 걸려있는 건축가의 씨마크 호텔 드로잉
호텔 숙소 동에서 실내외 브릿지로 이어지는 컨벤션홀(아산트리움)이 있다.
[출처] [현대건축답사] 리차드 마이어 Richard Meier - 강릉 씨마크 호텔 SEAMARQ Hotel l 작성자 박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