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공간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
스페이스프라임 건축사사무소
- 옥윤종 소장 -
사진. 조무영 (에이플래폼)
글. 김서아 (에이플래폼)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신입부터 십여 년을 근무했습니다.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용도(청사, 오피스, 박물관, 미술관, 전시장, 도시설계, 아파트 등),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습니다. 이후 모기업의 호텔과 테마시티 및 쇼핑시설 설계팀에 이 년여 몸담았다가 2014년에 스페이스프라임을 오픈하였습니다.
독립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신만의 이름과 색을 나타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고, 도전할 수 있는 나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형설계사에 소속되어 팀워크를 통해 대형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맛도 있지만, 내 이름으로 된 것, 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간절해지더군요. 그런 때에 인연이 될 분들을 만났고 프로젝트 시작과 함께 개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 같이 수학하여 건축설계와 도시연구 등을 진행해온 아내도 동반자로써 함께하고 있습니다. 색채가 다른 우리 둘은 서로의 영역에 대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부부건축가가 되었습니다.
‘스페이스프라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space(공간), prime(최상) 최상의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설계기간 동안 나의 선택은 의뢰인에게 평생을 함께해야 할 공간일지 모릅니다. 짧은 설계기간이지만, 수많은 고뇌를 한 아쉬움 없는 결과만이 최상의 공간에 다가 설 수 있다는 의미이자 설계관입니다.
<제주 요석원 초기모형>
스페이스프라임 건축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의뢰인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설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정당한 공간을 알아가고 결정하게끔 많은 중간결과를 보여드리고 대화를 유도합니다. 일반적으로 건축허가 후 실시도면 납품의 과정으로 설계업무는 종료됩니다. 하지만 설계를 잘하는 것이 아닌 잘된 설계로 “완성도 있게 건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멋진 페이퍼워크로 끝나고 싶진 않습니다. 설계도를 꼼꼼히 작성해도, 현장에서 만드는 이가 엉뚱하게 자기식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건축주편에서 시공사와 대신 싸울 때도 많습니다. 좋은 건물을 만든다는 것은 건축주와 더불어 설계자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런 노력을 하면 할수록 건축주의 10년을 대신 늙는 느낌이 들더군요. (웃음)
건축주를 설계에
끌어들이는 것
특히 건축주들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요.
건축주와 설계자는 좋고 나쁨의 기준과 목표(가치관)가 다를 수 있습니다. 때론 본인의 색깔과 감정을 고집해야 할 때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대화가 적을수록 그 간극을 줄이기 힘듭니다. 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의뢰자의 작은 아이디어라도 재해석하거나, 확장시켜봅니다. 적극적인 설계과정 참여로 인한 공간의 반영은 의미와 쓰임을 이해한 건축주로 하여금 완공 이후, 지속적인 만족을 느끼게 합니다. 건축주에게 참여의 동기를 부여하고 이해가 쉽도록 결과와 자료들을 정리하며 몇 시간 설명하는 것은 늘 수고스럽지만,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할 것들입니다. 건물이 완공되고 난 이후에 꾸준한 안부를 통해 아이디어가 일상속의 개연성을 가진 공간이 되었는지 파악하는 것도 무척 중요한 과제입니다.
첫 프로젝트인 요석원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요석원은 제주 중산간지역에 한라산과 바다의 풍광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장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 직장의 잦은 제주도 출장으로 보아왔던 곳이고, 동경했던 장소라 개인적으로 큰 의의를 가진 곳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이곳에 주거, 사무실, 레스토랑, 갤러리카페가 복합된 공간을 원했습니다. 성격이 다른 많은 프로그램은 세 개로 나뉜 건물에 분리하거나 모아 담았습니다. 또한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이 혼합된 공간이므로 생활과 영업공간이 섞이면서 양질의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의 조합과 형태적 어휘의 고민이 깊었던 만큼 네다섯 번 대안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주변 환경을 고려한 주요공간의 대응방법에 따라 각각의 형태를 가진 건물들은 대지 내에서는 독립된 개체로 인식되지만 조형적, 재료적 연결고리로 조화하여 대지 밖에서는 하나로 인지됩니다. 요석원의 독특한 외형은 중정과 정원, 실개천, 수목 등으로 아름답게 어울려져 <분리>, <균형>, <통일>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요석원만의 고유한 공간감을 만들어 건축주와 방문객들의 휴식공간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담아 낸
어울림이 있는 집
밀크하우스에 대한 문의가 많았는데요.
밀크하우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밀크하우스의 건축주는 우유팩 건물이라는 신선한 주제를 먼저 제안해오셨습니다. 설계자에게 컨셉을 보여주고자 스케치업을 익혀서 그려오기까지 하셨습니다. 동네에 유쾌한 코드를 던져주고 싶고, 더불어 이 집에 살게 될 모든 사람이 쾌적한 삶을 누리며 행복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설계자인 저도 동참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설계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건축주의 이야기가 중심이 될 때 건축주 본인의 성취감과 크나큰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랑받는 공간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건축주와의 적극적인 대화는
사랑받는 공간을 만드는 시작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제주에 풀빌라단지와 파주의 단독주택 프로젝트가 공사 대기 중입니다.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 문제점과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의 중소규모 시공현장의 프로세스가 열악한 것은 관련 직종인 누구나 동의 할 것입니다. 예비건축주들의 눈높이는 나날이 높아지지만, 구조적 안정성을 제외한 디자인 관점에서의 구현방법이나 의사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간극을 극복하고 감동하는 공간을 볼 수 있는 것은, 알아주진 않지만 시공현장에서 고독히 동분서주한 설계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계자의 역할과 가치를 알아주시는 예비 건축주들이 예전보다 늘어났음을 느끼지만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페이스프라임 건축이 하고 싶은 건축은 무엇인가요?
건축의 접근과 표현방법을 스스로 한정짓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사십 중반의 나이에 한 생각에 매몰되면 본질보다는 고집이 우선되어 먼 훗날 후회할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까지 분명한 건축색채가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정한 용도의 건물 또는 디자인 프로세스에 집착하기 보다는, 대지가 가지는 본연의 가능성을 찾고 건축주가 생각하는 가장 합당한 공간적 가치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노력하다 보면 60세 정도에 제 건축색깔도 자연스레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지역이나 용도, 규모에 국한하지 않고 프로젝트에 집중하려합니다. 많은 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건축과 공간을 만들어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무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무소명: 스페이스프라임 건축
대표: 옥윤종
전화: 010-2751-7512
이메일: spaceprime@naver.com
홈페이지: www.spacepr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