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필요한, 알맞은 공간과 장소를 제안하는
바이핸드
- 서성직 건축가 -
사진 / 글. 조무영 (에이플래폼)
처음 실무를 시작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처음 실무를 시작한 건 소우후지모토의 사무실에서였습니다. 학교를 졸업 후 잡지를 보다가 소우후지모토를 알게 되어 인턴을 지원하게 되었고, 아는 목사님을 통해 일본의 교회에서 숙식하며 오픈데스크 형태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4개월간 도쿄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들과 지내며 제가 건축가로서 만들어지는 시간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우후지모토 사무실은 어떤 곳 이었나요?
소우후지모토 사무실은 오래된 창고건물 6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주로 모형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사무실에는 40-50년 전의 모형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그분의 선배이셨던 토요이토의 모형으로 선배들이 이끌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 부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또 소우후지모토의 사무실은 60분의1이나 30분의1의 스케일로 모형을 매우 크게 만드는 것을 보고 건축가로서 모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유명한 건축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를 알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건축가로서
만들어지는 시간
그 이후의 이력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일본에서 돌아와 중견업체에서 1년 정도 일하다가 나와 이재하소장님 밑에서 실무경험을 2년 정도 쌓았습니다. 지금 배운 것 중 50%는 소장님 밑에서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인허가 부터 실시까지 소규모건축물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장을 알아야 건축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 현장과 설계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그 이후 옮긴 목구조 사무실이 디자인과 시공을 같이하는 곳이라 4년 정도 일하며 목조실무에 대해 많이 배우며, 그곳에서 디자인실장을 맡았습니다.
<바이핸드 사무실과 서성직 건축가>
바이핸드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손으로 하는 모든 것에 가치를 둔다는 뜻 입니다. 모형을 만드는 것과 스케치, 가죽공예 등 제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가치가 수공예적인 느낌의 것들 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한다는 마음으로 바이핸드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인스타와 카톡에서 보이는 드리밍앤트는 무슨 뜻 인가요?
성경에 개미한테 성실함을 배우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실무를 시작하고 자취를 시작하면서 혼자 남은 자취방에서의 쓸쓸함과 실무를 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젊을 때 성장을 위해 투자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로 꿈꾸는 개미처럼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오랫동안 드리밍앤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중인 서성직 건축가>
사무실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사무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처음 독립을 결심하고, 코워킹스페이스와 협업사무실 등 많은 곳을 찾아보던 중 이 장소를 구하고, 아는 목수 팀장님과 함께 사무실 공간을 리노베이션 하였습니다. 쇼룸처럼 예쁘게, 작지만 알찬공간으로 디자인하고 싶어 계단실 밑 공간을 쓸모 있게 쓰기 위해 볼륨의 크기를 정확히 재고, 책상, 컴퓨터, 세면대 등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고 물건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싱크대 안의 작은 책장과 가구와 조명 등을 저에게 맡게 직접 디자인 해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작업을 하고,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전부 갖춘 풍성하고 좋은 공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바이핸드 사무실>
사무실에 전시되어있는 다양한 작품들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가 건축가의 취미생활이라고 부르는 것 으로, 가죽공예와 스케치노트, 다양한 소품들과 조명 등 대부분 제가 직접 디자인한 것들로 제가 추구하는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가죽공예 작품>
<여행중 구입한 핸드메이드 조명><바이핸드의 작품들>
첫 클라이언트와 작품은 무엇인가요?
목사님인 아버지가 의뢰하신 숲속의 예배당이 첫 프로젝트 입니다. 원래 105년 동안 있었던 웅동교회의 4번째 건물이었는데, 건물이 오래되어 비가 새는 등의 문제가 많아 신축을 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자취방에서 매스, 디자인까지 6개월간 설계한 저예산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첫 작품이자 열정을 가장 많이 쏟았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숲속의 예배당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이 교회는 전남 동부권의 성지라서 순례객들이 찾아오는 교회입니다. 고정적으로 예배를 보러 오시는 분들은 열 명에서 열다섯 명 내외이지만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은 기념교회이기 때문에 전시적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예전에 있었던 종탑과 나무들은 그대로 살리고, 직접 역사를 보여주는 레터링과 액자제작까지 했던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었던 프로젝트 입니다.
<숲속의 예배당>
기억에 남는 작업이 또 있을까요?
송파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인테리어 작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조성룡건축가와 문정일 건축가가 설계한 30년이 넘은 아파트였는데, 클라이언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기성건축가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함께 정원과 1층과 2층을 같이 쓰는 단독주택식의 구조, 기둥 등의 요소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기존의 것들은 그대로 살리고 외부요소에 변화를 주는 방향으로 포인트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프레임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써서 시선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송파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인테리어>
주요 건축수주 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지인소개가 가장 확실하고, 많습니다. 이전 사무실에 있을 때 만났던 분들의 소개도 있고, 세미나 이후 발표를 듣고나서 의뢰를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신생 건축사무소로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회사의 유지인 것 같습니다. 이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인내하는 마음과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작을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밀도 있게 충실히 한 작업씩 해나가면서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핸드 사무실>
바이핸드의 향후계획은?
건축가들의 사회적 역할이 집만 짓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코워킹할 수 있고 취미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바이핸드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설계를 할 때 집과 함께 전체를 총괄해 색, 타일, 마감, 조명 등 전부를 골라주기 때문에 집만 짓는 것 외에 조명, 가죽, 생활소품, 등 다양한 범위로 업무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바이핸드 사무실>
사무소명: 바이핸드
대표: 서성직
전화: 010-9282-7501
이메일: by-han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