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는 통상 시공자들이 알아서 해 주게 마련인 사소한 것들이 있다. 보편적인 것들로 했을 때 크게 이견이 발생하지 않는 것들로, 콘센트 스위치 손잡이 욕실 부속품, 주방 부속품 등이다. 어쩌면 건축가로서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번에는 알아서 결정하고 달아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검색해서 골라야 했다.
콘센트와 스위치는 처음에는 르그랑 제품을 선택, 필요한 만큼 장바구니에 넣었다. 그런데 개수가 많다 보니 이것만 백만 원이 넘는 것이었다. 세상에. 고민하고 고민하다 한눈에 보이는 주방만 르그랑으로 하고 나머지는 경제적인 제품으로 톤만 맞춰 골랐다.
△ 주방에 사용한 르그랑 아테오 콘센트, 나머지 공간에는 경제적인 국산 콘센트를 설치했다.
그런데 이놈의 르그랑 아테오는 조립식 제품으로 시스템은 대단히 좋은데 아마추어가 설치하기에 어렵고 복잡했다. 배송받은 후 우리는 한참을 끙끙대며 조립을 했고, 설치를 위해 또 한 번 진땀을 빼야 했다. 목공공사 때 르그랑 사이즈대로 구멍을 뚫어놓았지만, 르그랑은 설치방식이 좌우 고정방식인데 반해 일반적인 것은 상하 고정방식이라 목공에서 콘센트 상하에만 목 대를 대 주어 설치가 어려웠다. 함께 주문한 콘센트 박스를 활용해 겨우 설치했다.
△ 도무스 앤틱실버 손잡이는 집에, 목재 손잡이는 메인 화장실에 설치했다.
문손잡이는 회사에는 블랙 손잡이를 기본으로 메인 화장실만 목재 손잡이를 달았다. 집에도 같은 제품으로 할까 하다가 블랙은 어둡고 목재 손잡이는 골드 부분이 집에는 어울리지 않는데다 조명등이 눈에 더 잘 띄고 포인트가 되니 손잡이까지 튀는 것은 원치 않았다. 한참 고르다 도무스 엔틱실버 손잡이가 그립감, 디자인, 그리고 색감이 우리 집의 클래식모던 혹은 빈티지모던 컨셉과 잘 맞아 선택했다.
△ 신발장에는 회전 인출식 신발장 부속을 달았다.
신발장 부속은 신발장 사이즈가 작아 사용성을 향상시켜 줄 제품을 찾았는데, 회전 인출식 신발장 부속이 제격이라 온라인 주문해서 달았더니 딱 좋다.
△ 상부장의 사이즈에 맞춰 250mm의 와인잔 걸이를 설치했다.
로망이었던 와인잔 걸이다. 주문하려고 찾다 보니 대부분의 잔 걸이들은 길이가 340mm이나 400mm라서 싱크대 상부장에 달 수가 없었다. 이 부분은 주문하는 분들이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간신히 250mm를 찾아서 주문했더니 상부장에 딱 맞게 설치할 수 있었다.
△ 샤워실에 설치된 수건걸이
욕실은 타일이나 디자인의 변경 없이 페인트와 도기들로만 리뉴얼 하다 보니 부속들이 더욱 중요했다. 2층 화장실은 하늘색 공간에 흰 도기들이 놓이는 것이라 부속들도 흰색 테라죠 걸이로 골랐는데 사실 온라인에서 사진만 보고 주문했다. 배송받고는 기대와 달리 마감이 매우 투박하고 두께도 두꺼워서 아쉬웠지만, 톤은 맞으니 그냥 쓰기로 해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샤워실은 수전은 골드로 했고 수건걸이는 우드로 된 것을 골라 매치하였다. 역시 온라인 구매인데 이 경우는 볼수록 맘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