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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동길이 아름다운 이유
천경환 건축가와 떠나는 도시건축여행
도시건축여행 어라운드 트립
2022.06.13

[행사기록] 제1회 계동길 도시건축 여행

건축안내원│천경환 건축가 (깊은풍경 건축사사무소)
여행지│서울시 종로구 계동 일대
일시│2022.6.9(목)
주최│에이플래폼 & 어라운드트립

  

계동길이 아름다운 이유

  

‘북촌 하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열의 아홉은 한옥마을이라 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그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품은 계동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그 안에서도 무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계동길을 돌아보았습니다.


  

계동길 여행을 이끌어주신 안내원님은 계동에 사무실을 두고 계동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천경환 건축가입니다. 매일 오르내리는 이 길의 매력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했다는 안내원님과 함께 길에 담긴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보았던 지난 시간을 전합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계동은 왕족과 권문세가, 궁녀들이 모여 살던 곳입니다.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배산임수에 있으며, 이로 인해 일제가 항시 탐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당시 북촌의 전통 한옥들은 큰 규모로 지어졌지만, 현재 남아있는 한옥들은 전통적인 배치를 따르지 않고 비교적 작은 구조로 남아있습니다. 이는 강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일본인들의 진입 및 일본식 가옥 건축을 막기 위해 정세권 선생이 전통 한옥을 매입한 뒤 조선인들이 살 수 있도록 여러 필지로 쪼개 소형화 한 것입니다. 그 덕에 조선 사람들은 터를 지킬 수 있었으며, 이 움직임이 현재 계동길 풍경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계동길에는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1970~80년대 서울 이주민 급증으로 인해 건물이 마구잡이로 세워져 힘들게 지켜왔던 한옥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리의 전통을 지켜내려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한옥을 매입하여 공공한옥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공공한옥 중 하나인 북촌문화센터는 ‘계동마님댁’이라 불리며 계동길의 시작점이 되는 곳입니다. 전통 한옥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그 자체로 의미가 깊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자연과 한옥의 조화에 빠져 잠시 서울인 것을 잊고 있다가 다시 계동길로 나서려 뒤를 돌고 나서야 다시금 서울임을 깨닫곤 하는 곳입니다.



이렇듯 계동길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노력 덕에 조선시대부터 구한말, 70년대, 그리고 현재의 시간이 축적되어 시간의 파노라마를 선보이는 거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길에는 큰 규모를 유지한 채 현재의 문화를 입은 고택부터 공공한옥으로써 시민을 맞이하는 공공한옥,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동네 상점, 그리고 요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가게와 공방들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풍경과 시간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걸어 올라갈수록 조금씩 변하는 풍경과 그 풍경을 만들어가는 가게, 상인들의 얼굴, 그리고 위에서 거슬러 내려오는 학생들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2022년이 아닌 또 다른 시대, 계동길만의 시간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옥이 주는 감동은 한옥 지원센터와 북촌마을 서재까지 이어졌습니다. 한옥을 짓고,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센터와 그 옆에서 책과 한옥, 자연이 주는 행복을 아낌없이 선물하는 서재가 나란히 붙어있는 곳입니다. 본래 한 고택이라는 두 곳은 고즈넉한 분위기 덕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있을 법한 공간이었습니다. 서재에서는 곳곳을 둘러보며 안내원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센터와 서재를 관리하고 계시던 해설사님께서 다가와 직접 공간을 설명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여러 채의 공공 한옥을 함께 둘러본 뒤 우리는 건축왕 정세권 선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북촌한옥역사관에 들렀습니다. 오랜 세월 집장사라 폄하되었던 그의 업적과 조선의 도시형 한옥의 정의, 특징, 형태 등을 살펴보며 북촌에 남아있는 한옥의 본질을 더욱 깊이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여행 끝자락에는 안내원님의 일상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담한 한옥 안에 펼쳐진 안내원님의 건축공간을 둘러보기도 하고, 사무실을 계동에 옮기고 계동길에 애정을 쏟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참 안내원님의 이야기를 듣던 참가자들은 뒤이어 하나둘 오늘 여행에서 느꼈던 것들을 꺼내놓았고, 한 참가자는 여행 중에 들었던 안내원님의 이야기 중 감명 깊었던 것들을 기억해두었다 그대로 읊어보기도 했습니다. 



“어라운드 트립의 여행은 사진이 아니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상으로 기억돼요.” 

모든 여행이 끝나고, 한 참가자가 다가와 건넨 말입니다. 건축을 깊이 느끼며 그 안의 이야기들을 꺼내 보고, 그 시간을 엮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 아닌 하나의 장면을 선물하고자 했던 우리의 여행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다소 알려지지 않았던 계동길을 돌아보았던 이번 여행이 참가자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기를 바라봅니다.


도시건축여행 어라운드 트립

도시건축 전문가들과 함께 떠나는
이야기가 있는 건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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