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헌이 된 구의동 집은 전면도로가 북동, 측면 막다른 도로가 남동에 있고, 그 당시 집들이 그렇듯 샷시(sash)에 간유리로 하여 집 전체에 자연광이 안 드는 어두운 집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집을 계획할 때, 집을 자연광으로 채울 방법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다. 우선 전면 도로의 샷시를 걷어내고 외기로 두었다. 창 계획 시 간유리를 배제했으며, 차폐에 대해서는 차폐시설 외에 블라인드와 식물조경 등으로 대체하였다. 막다른 도로 쪽으로는 옆집 창이 없어, 맘껏 햇빛을 즐길 수 있도록 픽스창을 설치하였다. 또 최대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창문 프레임은 흰색으로 칠했고, 그 주변을 자작나무로 마감하고 우드 블라인드를 달아 자연의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 맘껏 햇빛을 즐길 수 있는 서재
조명과 필름
이렇게 만들어진 집은 남동에서 가득 빛이 들어 온전히 자연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 후 우리는 부분적으로 빛을 누릴 재미를 더했다.
조명은 저녁 이후를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장치이다. 사무실에도 노란불을 많이 썼지만, 빛의 색은 빛 온도의 차이여서, 전구색과 주광색 중 무얼 쓰느냐는 공간의 분위기를 완전 다르게 만든다.
집 안에서의 분위기도 중요하고 골목에서 바라보이는 분위기도 중요한데, 전구색(웜화이트) 전구를 쓰는 것이 골목에서 봤을 때 더 따스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상시 켜 둘 베이스 등은 주백색(내츄럴화이트)으로 하고 포인트 등들은 모두 전구색으로 했다. 서재의 경우는 스마트한 느낌의 라인등을, 거실과 다이닝은 낭만적인 느낌의 버블등, 계단실은 샹들리에 형식의 팬던트 등을 달았다. 늦은 오후에는 베이스 등만 켜고 있다가 저녁이 되어 노란색 등들을 켰을 때 낭만이란~
△ 낭만적인 느낌의 거실 버블등
△ 거실 아치창(정면)과 픽스창(우측)
△ 다이크로익 창문 필름을 붙인 거실 아치창
그리고 딱 하나 오리지널 아치창을 남겼는데, 이 창은 다이크로익 창문 필름을 붙여 시간에 따른 빛의 변화를 만들었다. 이 필름이 주는 재미가 좋아 향후 다른 픽스창에도 붙여볼까 고민 중이다.
그 외에 예기치 않게 만들어지는 빛과 그림자놀이가 삶에 재미를 더한다. 계단실 픽스창에 올려놓은 병정들이 오후가 되면 그림자가 되어 계단실에 떨어진다거나, 아침햇살로 꽉 차는 10시경의 서재 등.
빛은 언제나 건축을 완성하는 고마운 축복이다.
△ 빛이 만드는 그림자는 삶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된다.
디자인 및 디렉팅 : 갓고다
페인팅 : 갓고다
도기/수도/전기/조명 : 갓고다
목공사 : 태영목공
타일공사 : 욕실맥가이버
싱크대 : 리바트
현관문 : 리치도어
사진 : 이한울(나르실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