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한울
탐미헌은 사는 집+일하는 집+그리는 집을 합친 다가구 한 채의 이름이다. 우리는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부부로서 그리고 건축가로서, 화가로서 사는 우리의 모든 것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집을 놓고 주택과 회사, 작업실을 어떻게 구성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거기에 임대 세대까지 포함해서. 작은 집에 이 네 가지를 다 넣어야 하는데, 구조변경도 없이 원형 상태에서 하려니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뭐 회사를 한 칸 쓰면 되지 않나 싶다가도, 공공 미술 작업을 하며 생긴 장비와 자재들도 상당했고, 100호 작업을 많이 한 최 작가 덕분에 그림을 보관할 공간도 꽤 많이 필요했다. 이전 사무실은 업무공간과 회의실의 구분이 없어 손님맞이가 불편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공간을 분리하고자 했다. 그리고 집 안에서 1, 2층 연결이 안 되다 보니 최소한의 주방(탕비실)도 필요했다.
△탐미헌 층별 구성도
결국 다락까지 쓸 수 있는 가장 큰 공간인 2층을 집으로, 도로에서 가까운 1층을 사무실로, 지하층의 1세대를 작업실(미술 및 건축작업실), 다른 한 세대를 임대 세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탐미헌의 사는 집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사무실에 대한 이야기다. 탐미헌은 집 전체의 이름이지만 작게는 사는 집 이름이고 일하는 집 이름은 갓고다이다.
갓고다 공간으로 쓰는 1층은 원래 2세대가 쓰던 곳이다. 건물을 지을 당시에는 바닥 계획 없이 시공자가 눈대중으로 시공해서 두 집의 바닥레벨이 서로 달랐지만 그런 공간을 사무실로 바꾸면서 연결해 놓으니 1cm 단차가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 차이가 너무 애매해서 공사할 때 이 차이를 메울까 생각했지만 ‘원형을 최대한 살리자!’는 원칙에 따라 그대로 남겨놓았다. 때문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좀 조심해야 하는 곳이 되어버리긴 했다. 그래도 이것 때문에 이곳이 과거 두 집이었음을 항상 상기하게 되어 재미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