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갓고다에 대한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어서 오후 내내 사무공간에 앉아있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새삼 벽과 천장이 만나는 부분에 시선을 빼앗겼다. 사진처럼 시멘트벽 상부와 천장이 노출되어 있고 페인팅한 벽이 맞닿아 있었다. 세 재료가 만나는 부분을 별도로 정리하지 않아 지금의 울퉁불퉁한 선이 된 것이 오늘 특히 눈에 띄었다. 왠지 꼭 최 소장의 그림 같이.
구옥을 잘 모르는 분들은 사무실에 오셨을 때 '저긴 왜 벽돌이 있어요?' 묻고는 하신다. 저 벽돌은 벽 전체가 조적식으로 되어있는 부분 중에서 원래 천장이 있던 레벨까지만 벽지로 미장을 했기 때문에 매끈한 거고, 보통 천장 윗부분은 마감을 하기 때문에 미장을 하지 않는데 우리가 탐미헌으로 바꾸면서 천장재를 떼어내어 노출을 시키다 보니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이 우리에게 재밌게 느껴져서 그대로 두었고 오늘따라 새삼스레 이뻐 보였다.
#2. 주택살이 불편하지 않은지? 아파트만 살다 어떻게 주택살이를 결심했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막상 나 또한 겁이 나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부분이다. 그런데 막상 아파트의 편리함을 포기하니 그게 주택 살의 장점이 된 것 같다. 낙엽이 떨어지거나 눈이 오면 비를 들고 거리를 쓸어야 하지만, 그러면서 가을 낙엽도 쳐다보고 이웃 주민들과 눈도 쓸면서 옛날 감성에 젖기도 한다. 도로가 바로 앞에 있으니 겁을 내는 분들도 많으신데, 그 때문에 일하다 갑갑하다 싶으면 바로 문 열고 나가 산책을 할 수 있게 된다.
오래된 주택이다 보니 고치거나 손 볼 게 계속 나오기는 하는데, 손수 고쳐보면서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상이 풍부해지는 느낌 마저 든다. 옥상마저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이불 빨래도 맘껏 하고, 커피 한 잔 들고 올라가면 루프탑 카페가 따로 없다. 여기서 바라보는 아차산 뷰는 덤이다. 이렇게 살다 보니 아파트가 그립거나 주택이 불편하다던가 그런 부분이 딱히 없는 것 같다.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