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한종 소장님께서 잡지에 실리셨습니다. 하나는 ARCHITECTS 건축사지(2015년 7월호)이고 다른 하나는 이코노미뷰(2015년 12월호)랍니다.
ARCHITECTS 건축사지에는 <함안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으로 22p~27p까지 6페이지 분량으로 실렸습니다. 건축사지에는 <함안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의 사진과 소장님이 쓰신 글(고행과 침묵), 그리고 각각 장소의 사진들이 실렸습니다.
이코노미뷰에서는 25p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178p~181p에 걸쳐 저희 사무실과 소장님의 인터뷰 내용이 실렸네요.
소장님이 이코노미뷰에 쓰셨던 편지와 함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건축은 한시대의 거울이며 문화의 꽃이고, 역사의 흔적>
우리 사무실 프로젝트 중에서 최근에 지어진 조그마한 다가구주택이 하나 있습니다. 집주인은 오래된 동네의 한 구석에 집을 한 채 갖고 있었는데, 집지을 돈은 넉넉지 않지만 어쨌든 새집을 짓기로 일생일대 큰 결심을 하고 2년 전 어느 날 누구누구의 소개를 받고 저와 만나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 건축주는 설계는 비싸더라도 좀 좋은 건축가에게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예상외로 그는 저와의 첫 만남을 하고 바로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 제가 유명한 건축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막가파는 아니니까....ㅎㅎ
그 이후 그이는 우리사무실에서 제안한 심플한 디자인을 꽤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 집이 지어진 다음 이 건축주는 무척이나 고마워했습니다. 다가구의 각 세대가 좀 더 비싼 값에 순식간에 다 나가버렸거든요. 생각보다 임대가 훨씬 쉽게 된 거지요. 동네 꼬마들도 '야 이 집 이쁘다' 그러면서 지나간다고 그러더군요. 그 후에 그이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장님. 정말 소장님 만난 것이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설계비가 하나도 안 아까워요. 더 드려야 했던 거 아닌가 해서 오히려 죄송하네요."
우리나라도 이제 서서히 건축가에 대한 인식이 변해가고 있긴 한가봅니다. 오히려 젊은 분들일수록 다른 건 몰라도 디자인은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집을 지을 대 건축가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과 건축가의 생각을 존중해야 집이 더 좋아진다는 인식도 생겨나기 시작한 것을 조금씩 느낄 수 있습니다.
건축은 한 나라 문화의 집합체 입니다. 또한 한시대의 거울이자 문화의 꽃이고, 역사의 흔적이 됩니다. 나아가서는 경제발전의 바로미터이고 국민의식수준의 척도가 되기도 하지요.
파리의 에펠탑,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같이 수많은 사람을 구경 오게 만들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으로까지 인정받게 됩니다. 건축물 하나가 한 지역사회의 경제를 살리는 사례는 이 밖에도 세계적으로 무수히 많습니다.
그만큼 건축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건축이 그런 힘을 갖게 되려면 건물하나하나 지을 때 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좋은 건축은 좋은 건축가가 좋은 건축주와 좋은 시공자를 만났을 때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좋은 건축이 만들어지기는 쉽지가 않지요.
집을 꿈꾸는 여러분. 언젠가 좋은 집을 짓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좋은 건축주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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