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재료가 모여 벽이 만들어지고 벽들이 모여 공간이 되고 공간이 모여 건물이 된다. 반복되는 작은 재료 하나 그리고 공간을 우리는 ‘단위’라고 생각한다. 근대건축의 거장인 미스 반 데어 로에는 “건축은 두 개의 벽돌을 조심스럽게 맞붙일 때 시작한다”고 하였다. 우리가 생각하고 만들고자 하는 건축은 흔히 생각하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조심스럽게 시작하려고 한다. 흔히 보는 재료이지만, 흔히 보는 집의 모습이지만, 흔히 보는 건물이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기억이 되는 건축이다. 어느 누구에겐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건축, 그것을 만들기 위해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작업하고자 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정기정
- 설립
- 2003년
- 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1길 40 (성산동) 4층
- 연락처
- 02-553-1939
- 이메일
- gijung69@naver.com
- 홈페이지
- http://
제주 노형동 상가주택
'숨집' 이야기
제주에는 여자, 돌, 바람이 많다고 했던가...
땅을 만나러 가는 여정에도 바람은 많았고, 그 검은 돌도 발에 채일 듯이 많았다.
구멍 숭숭 뚫린 제주의 돌을 보고 있자면, 어릴 적 보았던 정채봉의 ‘숨쉬는 돌’이 떠오른다.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꿈이었던 조약돌 이야기. 제주의 어둡고 답답한 바다 속이 싫어 이 제주의 돌도 물 밖으로 나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자기 몸에 구멍을 숭숭 내어 제주의 바람을 맞고 숨 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다. 제주의 강한 바람을 바위처럼 맞서거나 매끈한 조약돌처럼 흘려버리지 않고 작은 구멍에 잠시 머물게 하다 날숨으로 내보내는 제주의 숨쉬는 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숨의 공기처럼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닮은 집을 꿈꾸다
자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일상적으로 대면할 때의 불편함이 익숙해질 수 없는 정서인 것처럼 난폭하고 무례하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제주의 많은 바람도 제주 사람에겐 참 지긋지긋한 일이지 않을까.
제주의 돌로 성기게 쌓인 돌담이 그 무례하게 찾아드는 바람을 순화시켜 맞듯이 이 곳에 자리할 집도 바람에 단단히 맞서기보다는 제주의 돌과 돌담처럼 성기게 있어 센 바람도 한 숨의 공기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오기를 바랐다.
대지는 제주 노형동의 점포주택지 중 공원에 면해 앞이 열려있는 비교적 경관이 좋은 위치였으나, 남쪽 인접대지에는 이미 가까이 주택이 자리하고 있어 향보다는 경관에 무게에 두고 진행이 되었다.
상가주택의 배치에서 가장 큰 제약은 주차방식으로 보통은 주차의 효율을 위해 연립 주차를 선택하지만, 도로에 면한 대지 폭이 좁은 상태에서 상가의 전면 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주차장을 안쪽으로 들여와 배치했다.
복도를 두고 배치된 세 채의 집
남측으로 계단과 공용복도를 두고 한 층에 세 채의 집을 나란히 배치하여 모든 집이 공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세 채의 집을 한 층에 배치하고 공원의 조망을 확보하다 보니 좁고 긴 형태의 단위세대가 만들어졌다.
△ 주택 진입부
남측은 거실이 들여다보이는 인접 건물이 있어 주택의 공용홀과 계단을 구성했다. 덕분에 주택의 진입부는 상가와 분리된 곳에 독립하여 위치하고 계단과 공용홀은 밝고 투명해졌다.
△ 2층 드레스룸과 침실
△ 2층 침실에서 바라본 드레스룸
△ 2층 드레스룸
△ 2층 거실 및 주방
△ 2층 주방
△ 2층 거실
바람을 순화시켜 숨처럼 맞아들이기를 바랐던 것처럼, 빛 또한 스미듯 집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 2층 거실에서 바라본 발코니
△ 2층 발코니
북측에 위치한 2층 발코니는 길 위의 사람과 손잡을 만큼 가까이에 발코니가 자리한다.
△ 계단실
3, 4층
3층과 4층은 복층으로 구성된 3가구가 나란히 배치된다.
△ 3층 침실
△ 3층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 3층 거실
△ 3층 주방
△ 3층 중정
△ 3층 내부 계단
△ 4층
△ 4층 테라스에 면한 가족실
△ 4층 테라스
건물은 네 방향 모두에서 옥상정원, 발코니, 중정 등 숨구멍 같은 외부와 만나는 공간들이 자리해 있다.
센 바람에 벽으로 맞서 바람으로부터 완벽히 단절되고 그 지긋지긋한 바람을 잊으려 하는 집보다는, 들숨과 날숨으로 사람이 숨을 쉬듯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순화된 바람으로 자연과 조우하는 집이 되길 바란다.
1월의 어느 날
이런 생각으로 시작되었던 '숨집'이 새해 시작과 함께 준공검사를 마쳤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1년 반이 걸린 프로젝트. 감리비를 비행기 값으로 다 날릴 정도로 열심히 찾고 애정을 쌓았던 집이었다.
1월의 어느 날. 아마도 우린 건축주와 옥상테라스에 마주 앉아 똥돼지를 굽고 한라산 소주를 벌컥거리며, 1년 반의 시간을 되새김질 할 것이다. 그때 부디 좋은 추억에 취해지길 기대해 본다.
① 저수조 ② 주차장 ③ 화장실 ④ 근린생활시설 ⑤ 드레스룸 ⑥ 침실 ⑦ 거실 ⑧ 발코니
⑨ 테라스 ⑩ 옥상정원 ⑪ 가족실 ⑫ 세탁실
건축개요
위치 | 제주시 노형동 380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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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지상 4층 |
건축면적 | 178.52㎡ |
건폐율 | 59.99 % |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최고높이 | |
시공 | 스타시스 |
용도 |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6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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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297.6 ㎡ |
연면적 | 497.85㎡ |
용적률 | 167.29 % |
주차대수 | 6대 |
사진 | 홍석규 |
설계 | 투닷 건축사사무소 |
자재정보
외부마감 | 스터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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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재 | 3중유리 알루미늄시스템 창호 |
마루 | 강마루 |
주방가구 | |
욕실기기 | |
현관문 | |
붙박이장 |
내부마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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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재 | |
실내가구 | |
욕실마감 | |
조명 | |
실내문 | |
데크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