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 건축은 매니페스토, 케이웍스 등
국내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박지현, 조성학 두 명의 젊은 건축가가 의기투합하여 2014년 개소하였다.
건축물을 단순히 구축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한정짓지 않고,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가구, 영상, 모바일, 라이프스타일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영역으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박지현, 조성학
- 설립
- 2014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체부동 147-3 1층
- 연락처
- 02-725-9900
- 이메일
- jhpark@studio-bus.com
제주김녕 고고익선
#1. 시작
첫 번째 제주도 프로젝트
비유에스건축이 일을 맡게 되는 경우는 홈페이지를 통해, 잡지 등 미디어를 통해,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지인의 소개로부터 일이 들어오는 경우이다. 우리의 박혜미 팀장님은 평소 훌륭한 성품과 넘치는 인간미로 다양한 인맥을 소유하고 있는데 고고익선의 경우도 혜미 팀장님의 지인으로부터 연결된 케이스였다.
부산 토박이인 두 클라이언트는 대학시절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눈 사이로 각자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지금도 가족끼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오랜 로망인 제주도에서의 유유자적한 삶을 실현시키기 위해 여러 사무실들을 수소문하다가 우리와 만나게 된 것이다.
제주도는 로망이었다. 여행으로서의 제주도 뿐만 아니라 건축으로서의 제주도는 우리에게 로망이었다. '우리 제주도에 프로젝트가 있어서 이번 주에 제주도에 가' 라는 폼 나는 말도 할 수가 있다. 지금까지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은 앞으로의 역경과 고난보다는 밝게 빛나는 희망과 함께였다.
오래된 집은 첫인상이 좋다
집을 지을 땅을 방문했다. 로드뷰로는 보기에 한계가 있던 곳이라 어떤 모습의 땅일지 많은 상상과 기대를 하며 제주도로 향했다. 이전에도 여행을 목적으로 제주도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제주도는 정말 멋진 곳이다.
△ 대지 모습
대지는 바다에서 5분 거리도 안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대지가 마주하고 있는 김녕리의 바다는 제주도에서 봤던 바다 중 내 기준으로 가장 아름다운 바다인 것 같다. 참 좋은 땅이다.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층 규모의 주택과 돌담을 품고 있는 아담한 돌집이 있는 대지. 볕이 얼마나 따뜻하게 잘 드는지 동네 고양이들이 일광욕하느라 자리를 안 비켜주는 평온한 곳이었다.
△ 기존의 오래된 집
오래된 집은 디자인이 어떻든 간에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불편한 동선이나 실의 배치들도 우연인지 필연인지 재밌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현관으로 진입하는 캐노피 아래 무슨 목적으로 자리 잡았는지 궁금한 난간이 있다. 이 난간에서 다양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겠지. 저 구멍 사이를 통과하려는 어린아이들도 분명 있었을 거다. 아무쪼록 이런저런 우리의 상상을 자극하는 재밌는 난간이다. 우리는 이 난간을 실측을 위해 도면을 올려놓는 테이블로 사용했다.
△ 기존의 오래된 집 거실 천장
재밌는 상상을 뒤로하고 실내로 들어가 보자. 거실의 천장만 마감이 다르다. 이런 집에 과하다 싶을 정도의 천장 장식이다. 톤도 모양도 촌스러운 맛이 있지만 이런 촌스러움이 새로운 것과 함께할 때 더 근사해질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많이 목격해왔다.
△ 기존 돌담집
돌담집은 담장과 그대로 이어져있다. 집이 담장이 된 건지 담장이 집이 된 건지, 집과 담장의 재료가 같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상을 할 수 있다.
△ 기존 집의 배치도
집 전체를 둘러보니 어쩌면 신축이 아닌 리노베이션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예감이라기보단 나의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바쁜 시간을 쪼개서 왔기 때문에 온 김에 실측을 다하고 가기로 했다. 내부 마감선의 치수까지도 꼼꼼히 재느라 바로 앞의 예쁜 김녕리 바다는 구경할 시간도 없었다. 제주도는 멋진 곳이지만 멋진 것을 못 보고 일만 하다 가는 경우들이 대부분일 거 같다. 왠지 자꾸 그런 슬픈 예감이 든다...
△ 기존 집 내부 실측 스케치
△ 기존 집 내부 실측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