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 건축은 매니페스토, 케이웍스 등
국내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박지현, 조성학 두 명의 젊은 건축가가 의기투합하여 2014년 개소하였다.
건축물을 단순히 구축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한정짓지 않고,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가구, 영상, 모바일, 라이프스타일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영역으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박지현, 조성학
- 설립
- 2014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체부동 147-3 1층
- 연락처
- 02-725-9900
- 이메일
- jhpark@studio-bus.com
제주김녕 고고익선
#4. 리셋
시공사가 우리 몰래 건축주와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증축공사는 아무래도 까다로울 테니 같은 예산으로 신축을 지어주겠다며 심지어 더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몇 개월간의 계획설계가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초기화되어 버렸다. 이미 클라이언트는 같은 예산에 그게 가능하리라 굳건히 믿고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 시공사와 클라이언트가 나눴던 대화들은 생략한다.
어쨌든 다시 설계를 하는 데 몇가지 확고한 조건을 걸었다. 새로운 계획안에 대한 견적이 예산을 초과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조건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축 + 면적 증가를 같은 예산으로 하기는 힘들었지만 더 이상 설득이 어려우리라 판단했다.
우리는 늘 최종안이 그 프로젝트의 베스트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프로젝트에도 결국 베스트 결과물이 나왔다. 결국 시공사는 책임지지 못할말을 수습하지 못하고 교체되었다. 다행히 신뢰할 수 있는 시공사를 만나 공사계약을 하게 되었다. 견적은 예상대로 초과되었지만 계획안을 만족스러워한 클라이언트가 초과예산을 감당하기로 했다. 사필귀정이다.
△ 3D 그래픽 이미지
△ 3D 그래픽 이미지
△ 3D 그래픽 이미지
△ 3D 그래픽 이미지
△ 3D 그래픽 이미지
고고익선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간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설계 기간을 연장할 순 없었다. 오직 이 프로젝트만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내려온 두 클라이언트는 한시라도 빨리 집이 지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시간의 단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한 가지를 정하기로 했고 다른 곳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 높이 지어 바다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의견이 통일됐다.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는 뜻의 고고익선이 지어진 순간이다.
디자인에 기교는 최대한 줄이고 공간적으로 높게 가는 방법을 스터디했다. 높은 천장고에 높은 집. 천장고가 높으면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 유지관리가 힘들다 등의 보편적인 공식들은 이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변으로부터 그런 훈수를 들은 클라이언트들은 가볍게 반문한다. 내가 살 집이라고. 이때부터 고고익선의 클라이언트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자세로 그들이 아군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2층의 테라스와 다락의 베이비 윈도우에서 바다가 잘 보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 1층만 레벨차를 두어 최대한 높은 천장고를 만들었다. 여행 중 우연히 방문한 어느 중동 국가의 호텔 천장이 딱 4미터였다고 한다. 그 공간감이 너무 좋아서 1층의 주방/다이닝 공간을 4미터로 계획했다.
그 이후로 모든 디자인들이 한 번에 결정되었다. 이미 클라이언트와 우리 사이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었고, 자주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걸 원하는지는 잘 파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