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딛고 서는 집
소소한 집 이야기
장서윤 디자인랩 소소 건축사사무소
2021.02.17

※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공간을 인지하는 가장 중요한 감각은 시각이지만, 여름이면 발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던 장판의 느낌, 걸을 때마다 삐끄덕 소리가 나던 오래된 마루의 매끈하고 거친 촉감은 공간에 대한 기억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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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감각


나무의 든든함, 매끈한 석재의 시원함, 부드러운 카페트의 따뜻함은 대부분 발로 느끼는 감각이다. 우리의 시선은 벽과 천장, 조명 등에 주로 머물지만, 우리가 공간에 서 있을 때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이서 직접 공간을 감지하는 우리 신체는 발이다. 발로 느끼는 감각은 공간을 인지하는 데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집을 짓고 인테리어를 할 때 벽이나 조명에 비해 그리 중요하게 취급되지 못하지만 그래서 바닥의 재료는 매우 중요하다.



나무로 된 바닥



가장 익숙한 바닥재는 역시 나무다. 한옥에서부터 이어진 마룻바닥의 편안함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나무는 단단하면서도 차갑지 않은 재료이기 때문이기도 할테다. 나무는 때로 따뜻하고 때로 시원하며 포근한 느낌을 주면서도 단단한 재료다. 하지만 우리 한옥에서 나무 바닥재는 온돌이 설치되지 않은 마루에만 사용했다. 열이 가해지고 식으면 그에 따라 목재는 뒤틀리게 되므로 바닥난방을 하는 공간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주로 쓰는 목재 바닥재는 가공된 마루바닥재다. 마루 바닥재에는 원목마루, 합판마루, 강화마루, 강마루가 있다.


원목마루는 두께가 두꺼운 천연 무늬목을 부착한 것으로 가장 비싼 마루재다. 천연 목재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질감도 좋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열과 수분으로 변형되기 쉽고 표면의 관리도 쉽지 않아 바닥난방을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합판마루는 합판 위에 얇게 켠 원목을 붙여 만든 것으로 원목마루보다 뒤틀림이 없고 저렴하며 목재의 무늬가 자연스럽지만 표면이 긁히거나 찍히기 쉽다.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가장 대중적으로 쓰는 마루는 강화마루와 강마루다. 강화마루는 원목마루나 합판마루보다 저렴하며, 톱밥을 고압처리하여 만든 후 표면을 코팅해 만든 마루다. 접착제로 시공하지 않고 홈에 끼워 맞춰 시공을 하는 바닥재이므로 간단히 시공과 철거가 가능하지만 그 때문에 열전도율이 낮고 걸어다닐 때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강마루는 합판 위에 강화 코팅을 한 것으로 저렴하면서도 견고하고 단단해 가장 많이 쓰이는 바닥재다. 시공할 때 접착제로 시공하기 때문에 철거를 하게 될 경우 매우 어렵지만 난방에도 관리에도 유리하다.


목재는 따스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 거실 등 공용공간의 바닥 마감을 타일로 하더라도 침실의 바닥재는 마루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강마루나 강화마루는 내구성도 꽤 괜찮은 바닥재고, 다양한 색상과 무늬 뿐 아니라 폭이나 길이까지도 여러 종류의 제품들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최근에는 한 방향으로 시공하는 것을 넘어 헤링본 등 다른 방식으로 시공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또한 코르크로 만든 바닥재 등 색다른 재료들도 많이 나와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 후 맞는 바닥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단하고 차가운 바닥



라틴어 ‘Tegula(덮개)’에서 유래한 ‘타일’은 바닥, 벽, 지붕 등을 덮는 널판 모양의 재료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타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타일은 화장실 등 물을 쓰는 공간에서 주로 사용하는 도기질 타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닥용으로 가공한 자기질 타일도 마루를 대신하여 거실이나 침실, 주방의 바닥재로 많이 사용한다.


자기질 타일은 가공방식과 광택에 따라 포세린 타일과 폴리싱 타일로 나뉜다. 무광인 포세린 타일은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내구성이 띄어나 본래의 무늬와 색상을 오래 유지하지만 무늬의 요철 사이로 오염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유광인 폴리싱 타일은 대리석과 비슷한 느낌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포세린 타일보다 관리가 쉽지만 조금 더 차갑고 미끄럽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반려동물들이 있는 집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리석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대리석의 경우 자연스러운 무늬가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가격이 비싸고 천연의 재료이므로 다른 재료에 비해 내구성이 좋지 않다.


타일이나 석재의 경우 차갑다 여겨져 바닥 난방을 하는 우리 주거 문화에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적정 온도까지 바닥의 온도를 올리기까지의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만큼 다른 재료보다 열이 오래 가기 때문에 바닥 난방에 반드시 불리하지만은 않다. 게다가 여름에는 오히려 다른 재료들에 비해 시원하다. 다만 줄눈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시간이 지나면 재료 자체는 오염되지 않더라도 줄눈이 오염되기 쉬워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휘어지는 바닥


목재나 타일, 석재는 그 내구성과 성능이 입증된 바닥재지만, 실제로는 데코타일과 장판이 더욱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바닥재다. 많이 사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장판은 PVC(염화비닐수지)가 재료인 바닥재로 어느 정도 크기의 공간까지는 틈 없이 시공할 수 있어 틈새 오염이 적다. 부드러운 재료이며 펼쳐 깔면 되기 때문에 시공이 간편하고 철거도 간편하다. 열전도율이 높아 바닥의 온도도 금새 오르고 물과 습기에도 강하다. 하지만 책상이나 의자 등을 둘 경우 자국이 남는 등 충격에 약하며, 오래 사용하면 습도에 따라 끈적거리거나 오염이 제거되지 않는 등 쾌적함을 지속할 수 없어 정기적으로 바꿔주어야 한다.


데코타일은 PVD(물리진공증착) 바닥재와 나무, 카펫 등의 재료가 결합된 바닥재다. 예전에는 상업용으로만 주로 쓰였지만 다양하고 디테일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강한 표면 내구성으로 마루와 같은 시각적 효과를 주면서도 저렴해 주거공간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열에 약해 바닥난방을 계속할수록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므로 데코타일의 틈새가 벌어지게 된다. 틈새가 벌어지면 쉬이 오염이 생기고 먼지도 끼지만 접착제로 시공하기 때문에 장판처럼 철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대비 최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점차 더 많이 쓰이는 추세다.


카페트 등 패브릭으로 된 바닥재도 있다. 타일 카페트 등은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우리 주거공간에서는 먼지나 청소 등의 문제로 거의 쓰이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두는 카페트는 공간의 온기와 분위기를 위해 도움이 된다. 카페트는 공간에 포인트가 될 뿐 아니라 겨울에는 온기를 조금 더 오래 지속시켜주고, 여름에도 바닥의 습기를 차단해 조금 더 기분좋은 쾌적함을 준다.




딛고 서는 집의 바닥


우리는 집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한다. 심지어 우리는 여전히 거실을 마루라 부르고, 거실에 소파를 두고도 툭하면 소파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거나 눕는다. 가족들이 모이면 바닥에 둘러앉아 식사를 한다. 공간의 모든 부분이 중요하지만, 바닥 마감재는 그래서 우리 주거공간에서는 조금 더 중요한 부분이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비용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많은 부분이 있지만 가급적 바닥 마감재는 내구성과 분위기 모두를 고려하여 포기하지 않기를 권한다.

장서윤 디자인랩 소소 건축사사무소

디자인랩 소소는 아주 특별한 보통의 것을 통해 자그마한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런 공간과 일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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