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섯 번째를 맞이한 최소의 집 전시 소식이 있어 이번에도 잊지 않고 찾게 되었다. 최소의 집 전시는 해마다 다양한 건축가들의 작업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전시이기도 하다. 작년엔 잠시 보안여관으로 전시장소를 옮겨 진행했었는데, 올해는 기존의 온그라드갤러리를 재정비하여 다시 전시장소로 삼았다. (온그라운그 갤러리는 경복궁 서측편, 서촌에 위치하고 있다.) 해마다 같은 포스터 디자인을 사용하되 배경색을 바꿔 전시하였는데, 올해는 황토색이었다.
최소의집:여섯번째 전시
올해 '최소의 집'전시는 이전보다 조금 더 발전하여 비주거 부문 초청작가가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 참여 작가는 조성욱 건축가(조성욱건축사사무소) / 이세웅, 최연웅 건축가(아파랏;채) / 권형표, 김순주 건축가(바우건축)으로 세 명 혹은 세 팀의 건축가였고, 비주거부문 초청작가로 김수영 건축가(숨비건축)이 참여했다.
최소의 집 전시도 거듭하면서 체계를 갖춰 나가는 모습이다.
전시장에 들어서 초입에 위치한 전시공간에는 앞서 소개한 전시 참여 작가들의 준공작들을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해 두었다. 즉, 최소의 집이라는 전시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들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주거 부문으로 참여한 김수영 건축가의 작품은 위 사진으로 보이는 학교 운동장에 설치한 설치물로, 운동장을 가치있는 중정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사실 최소의 집 전시를 보며, 집이라는 것이 주택만이 아닌 더 큰 의미로 읽힐 수도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전시부터는 그런 이유에서인지 비주거부문이 추가돼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조성욱 건축가의 '하정가'
하얗고 정감있는 집이라는 뜻의 하정가라는 작업은 조성욱 건축가 특유의 세밀한 주택작업의 표본과도 같았다. 본 작품 뿐만 아니라 뒤이어 전시한 작품에서도 잘 정리한 포트폴리오 형식의 전시물이 포함돼 있는데, 각각 건물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시간을 내어 보아도 아깝지 않았다.
하정가의 경우 좁고 열악한 공사환경을 고려해 철골로 풀어냈음을 포트폴리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위 사진)
바우건축(권형표, 김순주)의 준공작은 'b,Ahn'이라는 작품으로 제주도의 농촌 민박집 작업인데, 기하학적인 정방형들을 이어 만든 평면이 인상적인 작업이었다.
아파랏.체(이세웅, 최연웅)의 작품은 '소래집'이라는 주택으로 다른 것보다 정면의 파사드가 굉장히 임팩트 있는 작업을 선보였다.
인상적인 파사드의 시작은 평면에서였고, 그에 대한 설명은 전시패널에 담겨 있다. (위 사진 : 평면도)
첫 번째 전시장소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참여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들이 비슷한 형식으로 이어진다. 특히 조성욱 건축가의 작업들은 양도 많을 뿐더러 앞서 이야기 했듯이 각각 프로젝트별 포트폴리오들이 정리돼 있어 가장 열심히 전시를 준비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전시준비 뿐만 아니라 최소의 집이라는 전시 자체에도 조성욱 건축가가 가장 잘 맞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나 생각한다. 위 사진의 작품은 가장 최근의 준공하여 SNS를 통해서도 공개한 적이 있는 판교주택 작업이다.
SNS상의 공개된 내용을 볼 때, 궁금했던 사항들을 패널과 포트폴리오를 통해 꽤나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특히 포트폴리오에는 각 공정별, 부위별 내용이 상세하게 정리돼 있다. (위 사진 : 포트폴리오)
또 다른 조성욱 건추가의 작품인 Little Tower (위 사진)
바우 건축은 다른 작업들은 간략한 사진으로 정리하되, 준공작에서 전시했던 '비안'에 대한 실시도면집을 전시해 두었다. 실제로 도면집에는 현장에서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을 만한 스케치와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아파랏.체는 DIY HOUSE라 하여 직접 짓는 집이라는 작업을 전시했는데, 실제로 건축주들이 직접 짓게끔 하는 프로젝트로 이해햐였는데, 규모를 떠나 재정, 각종 조건들을 따졌을 때의 최소의 집을 의미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파랏.체의 또다른 전시 작업인 '뜰' (위 사진)
조금 달라진 점이 있긴 하지만, 기존의 '최소의 집' 전시가 가졌던 성격과 특징이 그대로 이어진 전시였다. 다양한 건축가들의 주택작업을 두루두루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만한 전시였고,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조성욱 건축가의 작업들의 전시가 이전의 전시들보다 친절하여 이것저것 공부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거듭 언급하지만, 전시된 포트폴리오는 자유롭게 볼수 있도록 비치돼 있으니 패널보다도 그것들을 꼼꼼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는7월 31일까지로 아직 일주일이 남았으니, 잠깐의 시간을 내어 둘러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