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화 : 이미 우린 계동 건축가??? 아니 계동 주민??
서울시에서 하는 북촌 개방의 날 행사에 북촌 탐닉을 집필하신 옥선희 선생님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_-;; 부족하지만 불러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강연 제목은 지역문화 공유하기 였구요. 내용은 계동 길을 중심으로 상업화와 기존 마을문화의 공유 방법이나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했던 프로젝트들도 건축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 후, 또 한 번 같은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나름 저희 생각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하였고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는 건축 작업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들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희 사무실은 북촌이라고 불리는 서울시 종로구 계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처음 계동을 방문했을 때 계동 길의 풍경이 너무 좋아 무작정 부동산에 들어가 사무실을 구하게 되었고, 메인 길에 붙어있지 않다는 것과 차고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공간이었고, 용도가 없는 공실이라는 단점들 때문에 비싼 계동 길의 다른 사무실들보다 훨씬 싼값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면이 전창으로 되어있다는 이점 아닌 이점 때문에 저희의 일거수일투족을 계동 주민들에게 공개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골목길을 지나다니던 많은 이들이 사무실 밖에서 모형을 구경하고 저희가 일하고 있는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지역문화나 여행에 관심이 많았던 저희는 계동에 자리 잡고 있는 한옥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들과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고, 별다른 사심?(일을 따기 위한 전략이라던지)은 없었지만 워낙 오픈되어 있는지라 자연스레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다 들러 커피를 한잔하시고 가시는 사무실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항상 지나가다 들르셔서 커피 한잔하시라고 말한 것도 있었지만요. 건축설계사무실이 아닌 계동 다방 같은 느낌? 진정한 계동 건축가로 거듭나는~ 흐흐 농담입니다.
이제는 어느덧 계동에서 보낸 시간도 1년이 되어 갑니다. 동네를 지나다니면 어르신들과 인사도 하고 단골 카페도 생기고 단골 밥집도 생겼습니다. 그 어디서도 느끼지 못 했던 마을주민이라는 소속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들(여기서 그들은 계동 주민입니다.)에게도 건축이라는 것이 저희로 인해 더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갔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꾸 자꾸 아무 지역적 맥락 없이 상업화 되어가는 것이 조금 안타깝기도 하지만, 절대적으로 상업화되어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에 앞으로는 기존 계동 문화의 가치와 상업적인 부분이 어떤 식으로 조율되어야 할지 공부하고 주민들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조금 조금씩 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러다 보면 진정한 계동 건축가가 될 수 있으려나요? 어쨌든 이미 저희는 계동 주민이 되었습니다. ^^ 가을 계동 포머티브 아키텍츠에 들르셔서 커피 한잔하시고 가세요~
기회가 되면 독립하는 젊은 건축가들을 위해 사무실을 구했던 경험과 여러 가지 팁 아닌 팁들을 공유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정들었던 사무실을 얼마 후 떠나기로 결정이 되었답니다.
멀리 가는 건 아니고 약 50미터 앞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자 옮기는 것이니... 새로운 사무실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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