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지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저자가 건축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건축가가 되는 길>, 건축 평론가 비톨트 립친스키가 우리의 건축 경험을 좀 더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건축 개념 10개를 정리한 책 <건축은 어떻게 완성되는가>가 출간되었다.
길이가 220m, 폭은 44m 정도인 홍제동의 유진상가, 지어질 당시의 타워팰리스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곳은 국가의 안보까지도 고려하여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어린이대공원에는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나상진에 의해 건립되어 지금까지도 그 존재감을 잘 보여주고 있는, 그래서 멋지게 늙어가는 건축, 꿈마루가 있다.
책으로 읽어보는 건축
건축가가 되는 길/ 로저 K 루이스/ /이원석/ 아키그램
건축가이자 교수, 워싱턴포스트지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저자가 건축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건축가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왜 건축가가 되는가 그리고 왜 건축가가 되어서는 안 되는가 라는 답에 이르기까지 건축가로서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건축교육의 현장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져 있다. 저자는 건축가는 지적, 창의적 성취감을 얻고, 문화와 문명에 기여하며 타인에 대한 봉사를 하는 직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문링크>
건축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비톨트 립친스키/ 서경욱/ 미메시스
미국 건축 평론가 비톨트 립친스키가 우리의 건축 경험을 좀 더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건축 개념 10개를 정리했다. 그 개념은 가장 먼저 건축가가 의식하고 고민하는 것들이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주변에 존재하는 건축물들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그 10가지는 아이디어, 주변 상황, 대지, 평면, 구조, 외피, 디테일, 스타일, 과거, 취향이다. 저자는 각 개념들을 설명하며 그에 해당하는 주요 건축물들을 직접 경험한 것들에 한하여 언급하고 소개했다. 건축가마다 건축 개념을 어떻게 소화하여 차별성을 두었는지를 살펴보고, 그게 적절했는지 아니었는지 건축가로서, 평론가로서 통찰력 있는 의견들을 전한다. 이 책에는 250여 명의 건축가와 건축 집단이 언급되었으며, 240여 개의 건축물을 언급하거나 다뤘다. 또한 130여 개의 컬러 도판으로 저자가 말하는 건축물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뿐 아니라 건축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감상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원문링크>
신문읽고 떠나보는 건축답사
국가의 안보까지도 고려된 유진상가
무악재에 걸쳐진 통일로와 유난히 모래가 많아 모래내라고 불리는 홍제천이 만나는 지점에 장대한 건물이 하나 서 있다. 유진상가, 혹은 유진맨숀 등으로 불리는 주상복합 건물이다. 길이가 220m, 폭은 44m 정도다. 건물이 너무 넓으니 주거가 들어가는 상부를 길게 둘로 나누고 그 사이에 중정을 두었다. 단일 건물로서 이보다 더 큰 경우는 지금도 손꼽을 정도다.현재의 유진상가는 원형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로서는 지금의 타워팰리스 급의 고급아파트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건물에는 괴담 아닌 괴담이 전해진다. 국가 안보까지도 고려하여 지어졌다는 얘기다. 유진상가가 지어지던 당시 남북한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진상가의 특징인 가로변 필로티는 시가전을 대비하여 탱크가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세검정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건물 전체를 쉽게 무너뜨리려는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었다고 건축가 황두진은 기사를 통해 전한다. <원문링크>
멋지게 늙어가는 건축, 능동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지난 1970년 준공 당시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탄생한 이 건물은 1973년 어린이대공원 개원 시 교양관으로 활용됐다. 이후 전면 철거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근대건축 문화적 자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에 이른 곳이다. 40여년간 ‘교양관’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던 꿈마루는 사실 아예 헐리고 새로 지어질 운명이었다. 하지만 설계도면을 본 조성룡 성균관대 건축학과 석좌교수는 오랫동안 덧붙여지고 훼손된 이 건축물이 원래 뛰어난 건축미를 가졌다는 점을 파악했다. 거의 잊혔던 1세대 건축가 고(故) 나상진의 작품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도면 속 건물은 네 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 위에 지붕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도면 속 원래 건축물에 대해 조 교수는 “환상적”이라고 표현했다. 김종헌 배재대 교수는 ‘시간과 장소의 흐름을 연결하는 커넥터로서의 건축(공간 2011년 9월호)’에서 “김중업의 프랑스대사관, 김수근의 공간사옥과 함께 한국 현대건축의 최고 걸작”이라고 밝혔다. 리모델링에 나선 건축가 조성룡의 작업은 나상진이 탄생시킨 원래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관리사무실 등으로 이용되는 3분의1의 공간은 ‘집 속의 집’ 형태로 새로 지었다. 그리고 리모델링이라는 작업의 여건상, 유지관리비를 줄여야 했기에 ‘집 속의 집’ 부분에만 전기와 수도 등이 들어오도록 하고 나머지는 내부인 듯 외부 같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꿈마루 안으로 들어서면 바깥의 바람과 소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가운데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따라 빛이 천장에서 아래로 흘러들어오면서 이곳저곳으로 반사되기도 한다. ‘집 속의 집’ 역시 다른 공간처럼 시간을 거쳐 가며 자연스럽게 소멸할 수 있도록 붉은 벽돌로 지었다. 조 교수는 “나중에 쉽게 썩는 재료를 쓰는 것이 설계 원칙”이라며 “자연재료인 벽돌이나 나무·쇠 등을 사용하려 했다”고 기사는 전한다. 가족나들이를 위해 어린이대공원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원문링크>
* 2016년 30번째 주, 편파적인 건축안내원이 편파적으로 정리한 건축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