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읽고 물길을 살피는 건축가 조성룡, 도담가 설계 건축가 고영성, 동가이몽 설계 건축가 윤민환 등을 미디어에서 주목했다.
울산대 강영환 교수는 길과 광장, 공원, 공공시설과 개별 건축물들이 도시적 체계 안에서 제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도시적 의미를 현시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의 건축도시정책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좋은 건축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한국건축 속의 인문학> 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표지이미지 - 선유도 공원
미디어가 주목한 건축가
땅을 읽고 물길을 살피는 건축가 조성룡
건축계의 영원한 스승이자 선배이신 건축가 조성룡이 생애 첫 책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첫 책이라니 그랬나 싶지만 그렇다고 한다. 웹진 <민연>에서 지난 1년간 ‘건축가 조성룡, 서울의 시간을 말하다’라는 꼭지명으로 연재되었던 대담을 바탕으로 한다고 전한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책 제목은 <우리가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일 것이라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웹진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라 이미 본 내용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론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조성룡 선생은 옛 지관처럼 땅을 읽고, 물길을 살핀다. 사람 손이 닿은 길이 아니라 물이 흘러서 내는 길, 그것은 바람이 흐르는 길이고, 나무들이 이어지는 길이다. 그 방향에 인간과 생명이 순순하게 포개어지도록 그는 건축을 한다. 풀이 다 스러진 겨울날의 선유도공원이 황량하게 아름다운 까닭도, 입장객 하나 없는 한밤 별빛 아래 이응노의 집이 장관인 것도 그래서다. 그러니까 조성룡의 작업은 당연히 인문 건축도 되지만, 그보다 천문 건축, 지문 건축도 아우른다." 이 책을 편집하고 있는 심세중 편집자의 말이다. <원문링크>
도담가 설계 건축가 고영성
지금은 주차구역 의무화로 골목이 필로티(건물 상층을 지탱하는 기둥) 천국이 됐지만, 좀 과장해서 말하면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도담가’에선 옛 마을의 모습을 일부나마 찾을 수 있다. 각자 결혼해 가정을 꾸린 자매가 의기투합하고 함께 모여 지은 집이다보니 두 채의 집을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었고, 중정을 중심으로 마을 안의 마을처럼 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집이 독특한 것은, 물론 자매라는 가족 구성이었기에 가능했겠지만 순환하는 동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동선이 순환되면 좋겠다 싶었어요. 1층에서는 공동창고를 통해 오갈 수 있도록 하였고, 2층에도 두 세대가 만날 수 있는 테라스를 두었다. 그래서 동네 한바퀴를 돌 수 있도록 한 구성이 된 것이다. 아이들은 친구들을 데려와 1층 자기집부터 시작해 2층으로, 테라스를 지나 다시 이모네 집 2층에서 1층까지 ‘완주’하는 것이 취미라고 까지 전한다. “옛날 마을엔 골목에서 커뮤니티가 이뤄졌잖아요. 그게 7명이 사는 이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테라스에서 놀고, 어른들은 중정에서 이야기하며 아이들을 지켜보고. 일반적인 주택에서 일어나지 않는 다양한 활동, 시야, 이야기가 숨어 있는 집을 상상했습니다.” 건축가 고영성의 말이다. <원문링크>
동가이몽 설계 건축가 윤민환
동가이몽은 사무실 2개와 건물주의 지인들 5세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주택이다. 1종 전용주거지역이다 보니 짓기도 까다로웠다고 한다. 그래도 건축가는 공용현관없이 각 세대마다 현관을 따로 두는 등 퍼즐맞추기 하듯 건축물을 설계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된 일곱집은 재미난 구조를 갖고 있다. 4호와 7호가 두 칸을 수평으로 펼친 형태라면, 5호와 6호는 두 칸이 수직으로 연결돼 있고, 계단을 실내로 끌어 들이느라 손해 본 공간을 만회하기 위해 건축가는 다락을 추가했다고도 전한다. 박공지붕을 이용한 다락이 생기면서 4호와 7호는 2층집이 되고, 5호와 6호는 3층집이 됐으며, 4호와 7호에는 다락 일부를 할애해 외부 테라스도 조그맣게 만들었다고 한다. 각 세대주들이 모두 지인이다 보니 집들이를 할 때도 한 집씩 돌아가면서 했다고 하는데, 좀 더 깊게 생각해보니 예전의 골목길 모습을 하나의 건축물로 재현한 듯 하다. 인사동 쌈지길이 우리네 골목길을 상업공간으로 재현한 건축물이라면 이 곳은 주거공간으로 재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원문링크>
건축도시정책
도시는 맥락이라고 말하는 울산대 강영환 교수
울산대학교 강영환 교수는 크로이티아의 휴양도시 스플리트를 예로 들며, 우리네 역사도시의 문제점과 지향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시는 맥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도시들이 어느 한 정책으로 실효를 거두었다 하여 우리도 해보자는 식의 정책추진은 물론 이거니와 그 지역과 장소, 역사, 시간에 걸맞는 모습이 갖춰져야 하며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영환 교수는 "몇 개의 유적을 잘 보존한다고 해서 유서 깊은 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남대문을 명동 한복판에 옮겨 놓는다면 그것은 이미 남대문의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도시의 모든 구성요소들은 장소적 의미가 있고 그것을 떠나면 맥락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길과 광장, 공원, 공공시설과 개별 건축물들이 도시적 체계 안에서 제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도시적 의미를 현시할 수 있는 것이다. 고작 백년도 안 되는 도시경관으로 어떻게 신라왕경 이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려 하는가? 도시유적을 점(點)으로 관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경주의 중심부가 신라 금성의 도시적 맥락을 유지하고 있다면 굳이 영화세트장 같은 신라 밀레니엄 파크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층아파트 단지로 에워싸이고 공장단지로 변모해가는 경주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천년 역사도시의 소멸을 안타까워한다."라고 하였다. <원문링크>
책으로 읽어보는 건축
좋은 건축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신동관/ 북랩
건축은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건축가는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건축이 오늘날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많은 건축가들의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일반인들도 공감하며 다소 생뚱맞아 보이는 건축물에 차가운 시선만을 보낼 것이 아니라 저 건축물은 건축가의 어떠한 의도로 그렇게 지어졌는지를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책은 외부, 내부, 주변, 새로운 스타일, 재료, 구조, 기능, 변신, 환경친화, 대중에게 열려있는 건축이라는 10개의 주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좋은 건축을 소개하고 있다. <원문링크>
한국건축 속의 인문학/ 서경원/ 담디
건축관련 잡지의 기자였던 저자가 건축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풀어 쓴 책이다. 건물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고 사회적 일수도 있다. 책과 함께 책 속의 장소를 다시 방문한다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건물이 담고 있는 수 많은 이야기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건물이 담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은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그 문화들이 고스란히 건축물에 담겨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한국건축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방위를 얘기하고 있으며, 우리네 건축에는 서열이 있다고도 전한다. 또한 한국의 산은 집이나 고을의 중심축이다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한국건축, 집에 담긴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다. <원문링크>
* 2016년 46번째 주, 편파적인 건축안내원이 편파적으로 정리한 건축뉴스입니다